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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없는 어린이날

5월은 가정의달이다.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전국의 어린이집을 비롯한 유치원 등에서는 축제의 장이 열렸지만, 아이들이 없어 행사를 하지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

매년 5월 5일은 선물 외식 각종 기념행사 등 온 세상이 적어도 이날만은 어린이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소파 방정환(1899~1931) 선생이 애초 제정한 어린이날은 1922년 5월 1일이었다(1961년 ‘아동복지법’에서 매년 5월 5일로 확정) 3·1운동 이후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일깨워 주기 위해’ 만든 어린이날은 ‘천도교 소년회(1921년)’의 창립일인 동시에, 세계 노동절(근로자의 날)이면서 유럽 등 여러 나라의 ‘소년의 날’ 또는 ‘어린이의 날’이었다. 3·1 운동 참여로 일본 경찰에 잡혀 고초를 겪은 방정환 선생은 1920년 일본으로 유학 가 아동문학과 아동심리학 등을 공부했다.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 쓰고 ‘어린이도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어린이날이 생기기 이전까지 애기, 어린 것 등으로 불리며 존중받지 못하던 아동의 권리와 행복 보장을 위해 제정된 어린이날 인만큼 이날은‘5월의 꽃’으로 추앙받아 마땅하다.

‘미래의 희망’이 고갈되고 정서는 메마른다. 최근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0~14세 어린이 수는 539만2,237명으로, 전체 인구(5,117만 명)의 10.5%에 불과하다. 인구 10명 중 1명꼴로, 4,0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37개국 가운데 가장 낮다. 베이비붐 세대 상당수가 어린이였던 1970년에는 인구(3,200여만 명)의 42%가 어린이고, 65세 이상은 3.3%였으나 (현재 20.4%)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당장 우리 지역의 학생 수나 유치원생 수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본 유치원도 불과 10년 전만 해도 유치원생 수가 200명이었는데 2025년 현재 고작 40명에 불과하고 모든 지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들이 유지가 힘들어 폐원에 직면해 있다.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나라의 미래가 안 보인다. 

다음 정권에서는 무엇보다 심도 깊게 지금 우리 청년들이 안고 가는 불안을 해소해 인구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먼저 주거, 일자리, 양육환경의 불안정성, 과도한 사교육비 등으로 출산을 개인의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로 여겨지는 만큼 이런 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경쟁 일변도 사회에서 아이를 함께 키울 수 있는 연대의 문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출산은 갈수록 ‘감당할 수 없는 일’로 전락할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은 어린이가 살고 싶은 나라인가”? 하는 물음에 “예”하고 큰소리로 답할 수 있을 때 이 나라는 나라다운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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