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이고 깍인몽당연필닳고 닳은 작달만한 몸이요양원 병상에 누워 있다 어릴적 무른 연필심에 묻힌 침깍지에 끼워 쓰다 부러져 흘린 눈물이하얀 시트에 스민다잃어버린 기억 속제 이름이라도 꺼내어꾹꾹 눌러 적어 본다뭉툭한 손은눈앞의 허공을 집었다 놓았다 하며남은 시간을 메운다 완벽한 감옥담장 높은 캄캄한 연필통 속한때는 몽당(夢堂)새파란 꿈의 집에서짧고 무딘 기억으로밤새껏 온몸으로 쓴다 김병준 거창문학회 회원이며 거...
전장의 감성에서 시작된 노래진중가요(陣中 歌謠)는 군인들이 병영 안에서 자발적으로 즐긴 대중가요를 뜻한다.고된 훈련과 엄격한 명령 체계 속에서 이 노래들은 병사들의 마음을 위로했다.눈물겨운 이별, 부모에 대한 그리움, 전우와의 의리와 웃음까지 —진중가요는 군 생활이라는 특별한 시공간 속에서 탄생한 감정의 기록이었다. 시대별로 살펴보는 진중가요의 흐름● 1950~60년대: 분단과 이산의 슬픔을 노래하다전쟁의...
자공이 말했다. “선생님의 인생철학에 대한 가르침은 늘 받아왔지만,선생님의 인간의 본성과 우주론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子貢曰 夫子之文章 可得而聞也 夫子之言性與天道 不可得而聞也자공왈 부자지문장 가득이문야 부자지언성여천도 불가득이문야공자는 관념 철학보다 생활속에서의 실천 철학을 중시했다는 사실을 뜻하는 말이다.‘문장’은 말이나 글 또는 행동으로 드러나는 가르침으로 보기도 한다.‘성여천...
트로트는 지난 100년간 한국인의 삶을 가장 진하게 담아온 음악 장르다. 단순한 오락을 넘어, 트로트의 언어는 한국인의 감정 구조와 문화적 정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가장 두드러지는 키워드는 단연 '사랑'이다. 하지만 트로트 속 사랑은 늘 '이별', '그리움', '눈물'과 함께 등장한다. 이러한 감정의 결합은 한국인의 섬세하고 복합적인 감성 구조를 반영한다. 반복되는 '기다림'과 '만남'은 관계 중심적인 사...
□국세청(청장 강민수)은 ’25.2월부터 상용근로자의 간이지급명세서를 직접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공하여, 사업자의 「건강보험료 연말정산*」 관련 신고 편의를 돕는다고 밝혔습니다. *전년도 보수총액을 기준으로 부과된 보험료를 실제로 받은 보수총액으로 산정하고 보험료 차액을 추가 부과 또는 환급하는 제도 ◈ 근로소득 간이지급명세서 제공으로 건강보험 연말정산 간소화 지원 □그간 사업자는 국세청에 상용근로자의 ...
예뻐서가 아니다잘나서가 아니다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다만 너이기 때문에네가 너이기 때문에보고 싶은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안쓰러운 것이고끝내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히는 것이다이유는 없다있다면 오직 한 가지네가 너라는 사실!네가 너이기 때문에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1945. 3. 16. 충청남도 서천데뷔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
어떤 사람이 체 제사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모릅니다. 만약그것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천하를 이 손바닥에 놓고서 보여줄 것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며 자기 손바닥을 가리키셨다.或 問褅之設 子曰 不知也 知基設者之菸天下也혹 문체지설 자왈 부지야 지기설자지 어천하야基如示藷斯乎 指基掌기여시저사호 지기장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체제에 있어서 강신례가 끝난 이후의 것을 나는 보고 싶지 않다.”子曰 螮自旣灌而往者 吾不欲觀之矣자왈 체자기관이왕자 오불욕관지의 노나라의 체제가 예에 맞지 않음을 은근히 지적한 것이다. ‘체’는 종묘에서 지내는 제사로 천자만이 거행할 수 있었다. ‘관’은 제사의 끝 무렵에 향을 넣은 술을 뿌려서 조상의 영혼을 부르는 의식이다. 관 의식이 끝난 후에는 술자리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노...
떠나가는 제 이름을부르지 마십시오이별은그냥 이별인 게 좋습니다 남은 정 때문에주저앉지 않고갈 길을 가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림움도너무 깊으면 병이 되듯이너무 많은 눈물은다른이에게 방해가 됩니다. 차고 맑은 호수처럼미련 없이 잎을 버린깨끗한 겨울나무처럼그렇게 이별하는 연습이우리에겐 필요합니다 *시인 이해인은 부산 성 베네딕도회 수녀로 필리핀 세인트 루이스 대학교 영문과를 거쳐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