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윤석열 여주지청장은“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강건한 이 말 한마디로 검사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었다.
당시 그가 한 이 말은 ‘공개 항명 파동’으로 번졌고, 검사 윤석열은 한직으로 좌천됐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검찰총장에 올랐다.
윤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지만, 직무 배제와 징계 처분을 당한 데 격분해 스스로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내로남불’에 실망한 국민들은 권력에 굴하지 않았던 검사를 기억하며 그를 영웅이라 착각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 그 한마디가 훗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결정적인 조커가 됐다.
2022년 3월 10일 대통령에 당선된 윤 당선인은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며 “국민의 뜻은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간절한 호소”라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우직한 그 말을 국민들은 믿었다.
그리고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며 취임 초기부터 노동·연금·교육·의료 개혁에 집착하며 기득권 세력에 맞서 “개혁은 적을 많이 만드는 일”이라며 책임 회피성 발언을 했고, 실망한 국민들은 그로부터 마음을 떠나게 된다. 취임 후부터 지지율이 반등 없이 줄곧 내리막을 걷자 “경기장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며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국민들이 납득하기 힘든 아집으로 정치의 혼란을 가져오게 된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노동 약자를 위한 노동 개혁보다는 노사 법치를 강조하며, 파업과 집회를 벌이는 노조와 대립각을 세웠다.
화물연대 파업을 무력으로 잠재우자, 평소 가지고 있던 의대생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한 의대 개혁을 밀어붙이기로 밀고 나갔다. 하지만 의료 개혁은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내면서 일방적 의대 증원에 집단 항의를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강 대 강 대결로 맞섰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맞았다.
의료 개혁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이 불거졌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에서는 부조리한 병영 문화를 개선해야 함에도 오히려 그에 맞서 수사 외압으로 군의 사기를 몰락시켰다.
잘못을 책임지고 정당하게 사과하기보다는 오히려 사건을 덮으려 출국 금지가 내려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을 급하게 호주 대사로 임명해 국민들의 불신만 초래했다. 이미 떠난 국민들의 마음은 사공 없이 떠도는 돛단배처럼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취임 전부터 시한폭탄이 되어있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취임중 발생한 명품백 수수에 대해서는 반성과 사과 대신 치맛바람 감싸기에 급급했다. 민심에서 멀어진 결정적인 요인이 된 셈이다.
국민들의 민심이 불같이 끓어 올라와 있을 즈음 정치 브로커 명태균의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성배의 이권 개입 의혹이 터지면서 대통령에 대한 불신은 급랭하게 되었다.
나라가 망한다며 국민들의 불신은 폭풍을 몰고 온 바람처럼 거세지고 민생경제가 파탄의 직전인데 윤 대통령의 행보는 민심에서 엇나가며 위험수위로 치달았다.
국정 운영에 대해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이들을 포용하거나 설득하는 리더십은 없었고 포옹하는 지도자의 역량은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대화로 풀어야 하는 야당은 적으로 간주하고 대치하며 맞섰다.
자신이 하는 일은 모두 옳다는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혀 윤 대통령의 왜곡된 현실 인식이 결국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하기에 이르렀고, 비상계엄령 선포 목적을 “국민들에게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하는 것”이었다며 국회를 향한 ‘경고성’ 행위로 설명했다.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판단한 것이 결국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15일 현직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체포됐다.
그는 비상계엄은“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했다. 이어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분노를 참지 못한 국민들은 하루속히 탄핵을 촉구했다.
독재 정권으로 민주주의가 다시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 국민들의 성화가 하늘을 찔러 계엄 47일 만에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됐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권력에 맞섰던 강골 검사의 말은 영혼 없는 울림 이되어 한 점 바람으로 흩어지고 3평 콘크리트 암벽 속에 갇혔다.
가슴에 0010 수감번호 달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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