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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겉핥고 지나간 거창군 행정사무 감사


거창군은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9일간에 걸쳐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행정사무 감사란 군정을 잘 감시하고 잘잘못을 따져서 군민들의 불편을 들어주고 편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의 편익을 제공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행정 사무감사 또한 지난해 하반기 행정 사무감사와 별반 다를 것 없이 수박의 속은 모르고 겉만 핥고 지나갔다는 것이 군민들의 여론이다. 수박 농사를 짓는 농부나 수박 장사를 하는 수박장사꾼은 수박을 두들겨 보고 퉁퉁 소리만 들어도 마치 안을 훤히 들여다본 것처럼 정확하게 그 수박 속이 꽉 찼는지 농한 것인지 아니면 올라붙었는지를 알아낸다. 그만큼 수박에 대한 지식이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노하우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그 분야에 있어 공부하고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세상에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말과도 같다.

한마디로 뭘 알아야 면장을 하지 하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슨 질문을 할 수 있을까? 기대하고 고대했던 군민들은 군의원에게 걸었던 희망이 무능으로 송두리째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을 것이다.

행정 사무감사를 시작하려면 군의원은 나름대로 밤을 지새워서라도 군 행정의 잘못되고 어긋난 일들을 찾아 질의하고 문책하여 시정토록 해야 한다. 또 앞으로의 거창군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바른길로 안내하며 잘못된 향배에 대해선 질책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행정사무 감사는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숨막힐 정도로 큰 실망감을 안겼다.

평소의 군 의정시 소소한 일상을 알차게 챙겼더라면 이렇게 군민들에게 허탈감이 들 정도로 실망이다라는 말은 듣지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민주당의 한 의원은 사랑의 집 짓기, 제2스포츠타운 등 강도 높은 질의를 이어갔고 국민의힘 S의원은 최근 간부 공무원의 음주 행위 사고와 군 공무원의 헤이해진 공직기강 문제를 거론하며 구인모 거창군수로부터 죄송하다는 사과를 받아냈다.

행정사무 감사는 공무원들을 앞에 데려다 놓고 큰소리치고 윽박지르며 가오잡는 자리가 아니다. 안타깝게도 거창군에서 2022년부터 추진 중인 공유냉장고의 개념도 모르고 질문하는 군의원이 있는가 하면 열린음악회가 왜 창포원에서 열렸느냐고 따지고 묻는 군의원을 비롯한 도민체전을 왜 거창에서 단독으로 개최하지 못하느냐고 묻는 사고성 이해가 되지 않는 질문을 하는 군의원도 있었다.

정작 중요하게 알아야 하는 문제는 알려고도 하지 않고 대충 겉절이 버무리듯 얼버무리며 넘어가려는 군의회의 고질적인 고질병을 치유하지 않는 한 거창군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포수가 표적을 정하지 않고 쏜 총알이 자신을 향해 날아온다는 것을 알고 사냥을 하는 사냥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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