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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옥윤, 한국 대중음악의 낭만을 그린 색소폰의 시인

평양 출신 소년, 색소폰의 시인이 되다

1927년 평안북도 영변에서 태어난 길옥윤(본명 최치정)은 한국 대중음악사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해방과 전쟁의 격변기를 거치며 남한으로 온 그는 색소폰과 함께 한국 가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색소폰이다. 뛰어난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던 그는 서구 재즈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독특한 선율을 창조해냈다. 1962년 현미의 '내 사랑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나선 그는 평생 3천여 곡을 작곡했다.

사랑과 음악이 만든 걸작

길옥윤의 음악을 논할 때 패티김과의 사랑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다. '사월이 가면'은 그가 패티김에게 프러포즈할 때 전화를 통해 직접 불러준 곡으로 유명하다. "사월이 가면 떠나갈 사람, 오월이 오면 울어야 할 사람"이라는 가사에는 사랑의 간절함과 이별의 예감이 동시에 담겨있다.

1976년 무명의 신인 혜은이를 발굴해 '당신은 모르실거야'를 불러 스타로 만든 것도 그의 뛰어난 안목을 보여준다. '서울의 찬가'는 급변하는 서울에 대한 그의 복잡한 심경을 담은 대표작으로, 현재 세종로 공원에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낭만의 작곡가가 남긴 유산

길옥윤의 음악은 당시로서는 실험적이었다. 전통 가요의 틀을 벗어나 재즈와 팝의 요소를 과감히 도입했지만, 서구 음악의 무분별한 모방이 아닌 한국인의 정서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1995년 세상을 떠난 그가 남긴 음악은 단순한 노래를 넘어 한 시대의 감성을 담은 문화유산이 되었다. 색소폰의 감미로운 선율처럼 부드럽지만 깊이 있는 그의 음악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 한국 대중음악이 세계적 주목을 받는 지금, 길옥윤의 음악적 유산은 서구 문화를 수용하면서도 우리만의 색깔을 잃지 않는 방법을 보여준 소중한 자산이다.

 

당신만을 사랑해https://youtu.be/7twkmeXv0mA?si=J7VVMUuOhaql2knb

길옥윤 추모특집방송   https://youtu.be/RAsbk0Fp0so?si=nlUlCeS_Uqhmrs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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