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호우 라는 말은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야말로 ‘물벼락’, ‘물폭탄’이었다.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하루 200㎜가 넘는 재앙급 폭우가 충청과 영호남지방, 경기 북부지역을 차례로 덮치면서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여름철 극강의 집중호우인 ‘극한호우’는 이제 우리의 생활에 일상화됐고, 매년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상 기후의 변화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의 70% 정도가 여름에 집중되는데, 이때 하루 평균 강수량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기상청이 집중호우와 극한호우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 한 바에 의하면 집중호우는 1시간에 30㎜ 이상 또는 하루에 80㎜ 이상의 비가 내리는 경우다.
극한호우는 시간당 강수량이 72㎜ 이상인 경우 또는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 이상인 동시에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다.
이에 대한 기준과 근거는 호우로 인한 피해의 약 80% 이상이 극한호우 상황 이상의 경우에 발생한 것에 기초하고 있다.
극한호우의 가장 큰 원인은 산업화에 따른 기후위기와 떼놓을 수 없다.
보통 기온이 1도 높아질수록 공기가 머금는 습기가 7% 늘어난다고 한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8900억t이 넘는 수치다
예전보다 비구름이 훨씬 더 빠르게 생성되고, 특정 지역에 위협적인 물폭탄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과 산불, 폭우 등 극심한 이상 기상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공기가 더 많은 수분을 머금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과 가뭄을, 다른 지역에는 물폭탄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기상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초래한 온난화 때문이라며 이를 멈추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한 지 오래다.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를 기존의 재난 대응체계로는 근본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 묵은 자연의 감정폭발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극한호우의 피해가 늘어난 것도 기존 방제시설이나 대응 매뉴얼이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강수량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극한호우를 감당할 수 없는 기존의 배수·저수시설을 확충하고, 예보·경보·대피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미래를 대비한 시스템으로 가다듬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매년 여름만 되면 하염없이 쏟아지는 비를 보며 하늘을 원망할 것이 아니다. 원인 제공자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