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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 남하면 “무릉교” 70년 忍苦의 세월 품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등록일: 2025-11-13


 

황강을 건너며 마을을 잇던 옛 다리, 이제 추억 속 풍경으로 남다.

거창군 남하면 무릉리의 상징이자 황강의 세월을 함께 견뎌온 ‘무릉교’가 지난 세월의 흔적을 뒤로하고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수십 년 동안 남하면 주민들의 삶의 통로로, 또 추억의 배경으로 존재했던 이 다리는 새로운 교량(창포원교) 재가설 사업으로 철거되며 한 시대의 막을 내렸다.

■ “우리는 무릉교와 함께 자랐다”

무릉교는 1950년대 후반, 황강의 물줄기를 건너 마을과 농경지를 잇기 위해 세워졌다. 다리가 생기기 전까지는 무릉리 주민들은 비가 오면 물살에 막혀 발길을 멈춰야 했다.

무릉교의 개통은 남하면 사람들에게 ‘강을 건너는 길’이자 ‘삶의 희망’이었다.

남상면과 남하면의 농민들은 이 다리를 건너서 교감을 가졌고, 농부들은 수확한 곡식을 싣고 시장으로 향했다.

그래서 남상 남하 주민들은 지금도 “우리의 젊은 날은 무릉교 위에 있었다”고 말한다.

■ 수차례 홍수에도 꿋꿋이 버텨온 세월

무릉교는 지난 수십 년간 황강의 큰물과 수해를 여러 번 견뎌냈다.

교각 일부가 휘어지고 노면이 갈라져도 주민들이 직접 시멘트를 바르고 철근을 덧대며 지켜왔다.

그 세월은 단순한 교량의 생애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인내와 끈기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최근 구조 안전등급이 ‘위험’으로 판정되면서, 결국 재가설이 결정됐다.

■ 새 다리로 이어질 새로운 시대

현재 거창군은 국도 24호선과 연계되는 신 무릉교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새 교량은 통행 안전성을 높이고, 황강 생태탐방로와도 연결될 예정이다.

다만 교량 철거 과정에서 멸종위기 Ⅱ급 흰목물떼새 서식지 보존 문제가 제기돼 환경 보전과 지역 개발의 균형이 과제로 떠올랐다.

■ “무릉교는 사라져도 기억은 남는다”

철거 직전, 다리 난간에는 “무릉교야, 수고했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누군가 남긴 낡은 철판 위 글씨에는 “당신 덕분에 강을 건넜다”는 감사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70년의 긴 세월을, 어찌 건널목 다리로서의 역할만 했으랴? 가난한 시절, 남하면 아낙들은 아버지께 말못하고 속상한 사연들을 밤새 이고 지고 다리목에 올라 흐르는 강물위에 던지고 한숨짓던 그 사연을 무릉교는 알고 있을터...

이제 무릉교는 사라지지만, 주민들의 기억 속에서 한 세대의 삶을 지탱한 다리로 남을 것이다. 현재 남하면과 남상면을 잇는 다리는  

개통식을 앞둔 남하면 무릉리 창포원교와 1990년대 준공한 남하면 산포 마을과 남상면 부자정을 잇는 산포교가 있다.

 

무릉교 역사

연도 주요 내용

1950년대 후반 남하면 무릉리 주민 주도로 옛 무릉교 준공 (목조·콘크리트 혼합)

1980년대 홍수 피해로 일부 교각 보수

2010년대 ‘구 무릉교 일원 안전시설 보강사업’ 추진

2021년 황강 정비와 함께 기존 무릉교 재가설 공사

2023년     국도24호선 ↔ 무릉교 연결 공사 허가

2024년 철거 및 신 무릉교 착공, 국도 24호선 연결 개통 예정

2025년     무릉교는 11월 말일까지 철거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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