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을은 가고 무주 향적봉엔 눈이 내려 아름다운 설경을 보여준다. 이렇게 아름다움도 우리 이웃 누군가에게는 고된 겨울의 시작이기도 하다. 따뜻한 방 한 칸 데울 여력이 없는 어려운 이웃, 홀로 외로움을 견디는 어르신,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가 많다.
사회가 우리에게 돌려주는 많은 혜택을 몰라서 못 챙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것을 챙기는 단체들이 있어 훈훈하다.
먼저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봉사 단체 중 으뜸이라면 적십자사를 꼽을 수 있다. 17년간 적십자병원에 간호사로 근무하며 알차고 보람된 일들이 많았지만 더 적극적이지 못한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사후 대응을 넘어, 재난을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며 지역사회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선제적 인도주의 시대'를 열고 있다.
매년 적십자사는 사회 곳곳에서 모여진 성금으로 다양한 재난과 사회문제에 대응한다.
도움을 주는 곳도 사회 각 층에 다양하다.
저소득 가구에 희망 풍차 결연 사업을 실시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밑반찬을 전달하기도 하고, 치매환자들과 정신적 신체적 거동이 불확실한 가정은 안전설비를 설치하고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 외 다문화 가정에 온정의 손길도 보내기도 하고 어려운 독거노인들에게는 방문 진찰을 비롯한 치료도 하기도 한다.
이처럼 남을 돕는 것은 누가 시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조직에 가입되었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 누구도 흉내 내기 힘든 적십자의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인도주의 정신과 공평성 중립성 독립성 자발성 통일성 보편성 등 국제 적십자운동의 기본 원칙들로 모아진 마음이 우선일 것이다. 전쟁터에서 부상자들을 아군 적군 차별 없이 돕고 인간으로서의 고통을 들어주며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려한 열망에서 시작한 적십자의 정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작은 힘이 누군가에게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