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표지판은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행정의 얼굴'이다. 도로의 제한속도 표지, 공공기관 위치, 안전시설 안내는 모두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특히 관광지가 많은 우리 거창처럼 도로 속도가 구간별로 크게 다른 지역에서는 훼손된 표지판 하나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야간 등산로 등 주차장 공원 등의 표지판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거창군의 표지판 관리 체계는 여전히 '민원 발생 후 조치'에 머물러 있다. 주민이 사진을 찍어 신고하지 않으면 방치되고, 관광객은 불편을 겪고도 어디에 말해야 할지 모른 채 돌아간다. 선진 행정은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관리에서 시작된다. 이제는 '표지판도 공공자산'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도로, 공원, 공공건물에 설치된 표지판과 안내판을 일괄 관리하는 통합 점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기 점검 주기를 설정하고, QR코드나 모바일 신고 기능을 연계해 군민과 관광객이 손쉽게 문제를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한 교체가 아니라, 내구성과 가독성을 고려한 표준 디자인 도입이 절실하다.
거창은 '자연이 아름다운 도시일 뿐 아니라 '행정이 신뢰받는 농촌'이어야 한다. 낡은 표지판 하나를 내버려 두는 행정과, 작은 불편도 놓치지 않는 행정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거창한 개발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의 품질을 지키는 행정이다. 표지판 하나를 바로잡는 일은 작아 보이지만, 그 속에는 주민을 대하는 행정의 태도가 담겨 있다. 거창이 진정한 품격의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사소하게 여겨지는 작은 것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