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아부 잘하는 정치인 집에 보내고
군민 앞에 일로 아부하는 일꾼 필요해
-정치를 잘하면 바라보는 시선이 곱다-
선거를 앞두고 유별나게 눈에 띄는 시선들이 많다.
어제의 적, 오늘의 충성… 공천 앞에서 무너진 지방 정치의 지조
지역 정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은 정치라기보다 마치 하나의 풍경화에 가깝다. 단지 그 풍경이 지나치게 낯설고 불편할 뿐이다.
불과 2년 전인 2024년 총선 당시, “지역 발전의 걸림돌”, “반드시 교체해야 할 정치”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던 일부 도·군의원들이 공식적인 아부로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그러한 정치인은 선거 결과가 나온 뒤 상황은 극적으로 바뀐다. 당시 그들이 ‘지역의 문제’라 규정했던 반대편 인물이 그들이 가장 가까이 서 있으려 애쓰는 권력자가 되면 순식간에 고개를 숙이고 권력자의 수하에 들어간다.
현직 국회의원의 일정에는 어김없이 그들이 맨 앞자리의 행사장에서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지역 발전의 중심”이라는 찬사로 아부한다. 물론 정치에서 입장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변화의 이유다. 정책의 수정도, 시대적 상황의 변화도 아닌 공천권이라는 정치적 생존 장치가 그 이유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방의원의 역할은 지역 주민의 대표다. 그들에게 표를 던진 주민의 기대는 권력자에게 충성을 맹세하라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이익을 위해 때로는 중앙 권력과도 당당히 맞서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일부 지방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정치적 소신이 얼마나 쉽게 거래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되고 있다.
정치적 지조는 시장에서 흥정하는 물건이 아니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기억한다. 2024년 총선 당시 일부 지방의원들은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직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다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직접 지지 선언까지 했던 인물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 이후 정치 지형이 바뀌자 상황은 달라졌다. 낙선한 정치인 곁에 있던 인물들은 빠르게 현직 권력 중심으로 이동했고, 과거의 발언과 행동은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취급되고 있다.
정치에서 전략적 선택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선택이 정치적 신념의 변화가 아니라 공천이라는 현실적 계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것은 전략이 아니라 정치적 신뢰의 붕괴에 가깝다.
지역 정치권 내부에서도 이런 분위기에 대한 우려가 깊게 나온다.
“한 번 권력에 따라 움직인 사람은 언제든 또 움직일 수 있다. 그런 정치가 반복되면 결국 피해는 군민들이 본다.”
지역 정치가 신뢰를 잃는 순간, 지방자치는 제도만 남고 내용은 사라진다. 지금 지역 정치권이 직면한 문제는 바로 그 지점이다.
무너진 허리-
척추 없는 정치가 지방을 무너뜨린다.
지방자치는 중앙 정치의 하부 구조가 아니다.
지방의회는 국회의원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라 주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독립적 정치 공간이다. 그러나 현실의 지역 정치에서는 이 원칙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특히 총선 이후 나타난 일부 지방 정치인의 행보는 그 단면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강하게 반대했던 정치인을 향해 이제는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충성을 표현하는 모습이 눈꼴 사납다.
그 변화의 배경에는 하나의 단어가 있다.
공천이란?
공천은 선거 제도 안에서 중요한 정치적 과정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치인의 소신과 책임이 압도되는 순간, 지방 정치의 존재 이유는 사라진다.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의 정치적 보좌진이 아니다.
그들의 주권자는 지역 주민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