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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봄을 맞으며

등록일: 2026-03-26


올해의 겨울은 유난히 길고 매서웠다. 싸늘한 냉기가 입춘이 지나고 경칩이 지났는데도 곱게 물러날 것 같지가 않다. 하지만 봄의 이름(立春)은 하늘의 약속이므로 어떤 경우에도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바람은 밤낮으로, 산과 들로 삼투되는 것처럼 흐르고 있어도 가끔 한낮의 햇살은 맑고 곱게 산 능선 위로 포근함을 내려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 어디에선가 거창의 곳곳에서 자연에 기댄 봄의 움이 돋아나고 있다는 것을 믿고 싶다.

우리의 삶은 거의 모든 곳에서 이 AI와 연결돼 가고 있다. AI의 혁명 시대라고 할 만하다. 그러면서 우리의 감각, 또는 초감각은 퇴화의 과정으로 진행될지도 모른다. 심지어 주체 인식의 기관들을 운용하는 방법과 능력까지도 부지불식간에 파기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이 감각기관을 상실하고 단지 살아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 이것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원초적인 기관이다. 봄이 때에 이르렀다는 오늘, 우리는 축복으로 가지고 태어난 기관들을 늘 벼리며 살아가는 길을 찾아야만 하지 않을까.

입춘 한파로 우리는 겨울을 끌고 다니는 것처럼 느낀다고 해도, 때를 감각과 초감각으로 더듬어내는 헤아릴 수도 없는 고운 생명들은 가만히 삶을 드러낸다. 우리보다 더 명료하게 기지개를 켤 때를 알고 있다. 동백이 눈을 머리에 이고 피는 이유는 따로 있지 않고 홍매화가 벌써 피었느냐고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된다. 계절의 품 안의 생명들은 단 한 번도 때를 놓치거나 건너뛰지 않는다. 저 신비한 생명들이 재잘거리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아 봄은 정녕 님이 부르는 사랑 노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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