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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선거 낮부끄러운 비방전

등록일: 2026-04-09


6·3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오면서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각 진영마다 마치 작심한 듯,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올 부메랑이 될 것을 모른 채 상대를 향한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에는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은 진부하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권력은 이동하고 연대는 바뀌며, 오늘의 적이 내일의 협력자가 되는 일은 우리 정치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그 변화 자체가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에서의 언어와 태도다. 우리 정치에서 건전한 비판은 사라지고, 날 선 비난만 횡행하는 듯해 암울함을 더하고 있다.

너무 큰 상처는 아물어도 흉이 크게 남고,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비난은 가볍다 치더라도 말이 거칠수록 주목을 받고, 상대를 깎아내릴수록 스스로가 돋보인다고 착각하기 쉽다. 결과만 떼어 놓고 평가하면 되고, 맥락과 책임, 대안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그러나 대안 없는 평가는 공허하다. 그것은 정치에 참여하는 시민의 언어라기보다 관중석에서 던지는 훈수에 가깝다. 반면 비판은 다르다. 비판은 때로 불편함을 주지만 공동체가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고, 그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든다. 그래서 비판에는 최소한의 대안이 전제되고, 상대가 감당해야 할 책임의 무게 또한 정확히 짚는다. 언어는 절제되고, 더 나은 방향을 향한 질문이 남는다.

정치의 세계를 강호에 비유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강호는 무법천지가 아니다. 오히려 암묵적인 질서와 도가 작동하는 공간이다. 일본 전국시대의 전투 기록을 보면, 적을 막다른 곳까지 몰아붙이되 완전히 퇴로를 끊지는 않았다는 사례가 여럿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자비가 아니라, 언젠가 자신도 패자가 될 수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생존 방식이었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 상대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언어는 결국 스스로 돌아갈 다리를 불태우는 것과 같다.

강호의 도는 무조건적인 반대가 만연할 때 무너진다. 상대의 성품과 성과는 부정되고, 작은 잘못은 크게 부풀려진다. 진영 논리에 갇혀 남의 눈의 티끌만 보고 자신의 들보는 외면한다. 사람과 성과에 대한 평가는 오늘과 내일의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에도 우리는 오직 ‘지금’만을 바라본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떠올려보자. 재임 당시 그를 향한 비난은 혹독했다. 미숙하다는 평가와 갈등을 키운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평가는 크게 달라졌다. 이는 모든 정책의 성공 여부를 떠나, 그가 권력을 다루는 태도와 지역주의를 넘어서려 했던 시도, 그리고 제도 개혁을 향한 진정성이 재평가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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