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의회 의원들이 동료 의원 간의 추문과 명예훼손 사건으로 무더기로 형사재판 법정에 서면서 지역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임기 종료를 앞둔 제9대 의회의 씁쓸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20일 오후 3시,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 제1호법정(형사1단독)에서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거창군의회 C의원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법정에는 피고인 C의원을 비롯해 사건의 당사자인 A, B, D, E 의원 등 총 5명의 군의원과 의회 간부 F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줄줄이 출석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4년에 벌어졌다. 당시 남녀 의원인 A의원과 B의원 사이에 불미스러운 추문이 돌았고, 이후 2025년 C의원이 동료인 D, E 의원 등에게 해당 소문을 퍼뜨려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고소당했다. 당초 C의원은 약식기소돼 벌금 500만 원 처분을 받았으나, “억울하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해 이날 심리가 진행됐다.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증인심문을 놓고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C의원이 의도적으로 추문을 유포했다는 전제하에 증인들을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평소 감정이 좋지 않은 증인들이 구체적 증거 없이 임의적 주장만으로 증언하고 있어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C의원은 평소 이들 증인들과 감정이 좋지 않아 대면을 기피하고 말을 섞지 않는 사이인데, 굳이 추문을 이야기했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증언 탄핵에 집중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군민들의 시선은 매우 싸늘하다. 거창군의회 의원 전체 11명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이 이번 사건에 관련되어 이날 법정에 서는 사태를 빚었다. 오는 6월 말 임기 종료를 앞둔 제9대 의회가 지난 4년간 보여준 갈등과 반목의 분위기가 이번 재판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민생을 돌봐야 할 의원들이 집단으로 형사사건 법정에 등장한 촌극은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