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민들은 정직하고 정당한 군수를 원한다.

 “ 과연 원칙을 누구에게 탓하겠는가?

 

거창군수 공천 사태는 이제 단순한 당내 갈등이 아니라 지역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른 ‘공정성 붕괴 사건’으로 봐야 한다. 이 문제를 제대로 바로잡지 않는다면 그 파장은 특정 후보를 넘어 거창군민 전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사실관계는 이미 분명해졌다. 법원은 이홍기 후보에 대해 소명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가처분을 인용했고, 최기봉 후보에 대해서도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모두 인정된다며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는 공천 배제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기존 틀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은 법원의 판단마저 가볍게 여기는 처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두 후보가 입은 피해의 크기다. 공천에서 배제된 순간부터 정상적인 선거운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지역사회에서는 이미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졌다. 특히 최기봉 후보의 경우 공정한 경선을 요구하며 당에 이의를 제기한 것을 두고 고소·고발을 했다는 허위 소문까지 퍼지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

정치에서 사건과 이미지는 곧 생명이다. 이를 빼앗아 놓고 “다시 경쟁하라”고 하는 것은 공정이 아니라 사실상 패배를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한 재경선은 해답이 될 수 없다. 출발선이 무너진 경주를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공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형식적인 기회 제공이 아니라 실질적인 보상과 회복이다. 가산점 부여든, 전략공천이든 그동안의 불이익을 상쇄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더욱이 현재 거론되는 최종 후보 역시 공천 과정의 각종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며, 3선 도전이라는 부담까지 안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아무런 보완 없이 그대로 밀어붙인다면 이는 공천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결과를 위한 절차였다는 의심만 키울 뿐이다. 그 결과는 결국 선거로 돌아올 것이다.

민심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며, 한 번 돌아선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지금 거창에 필요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봉합이 아니라 분명한 책임 인정과 과감한 결단이다. 법적으로 억울함이 확인된 후보를 외면한 채 공정을 말할 수는 없다.

또한 지난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모바일 투표(대리투표) 문제와 당원명부 사전 유출 의혹 등 여러 문제점이 보완되지 않는 한 공정을 논하기 어렵다. 군민들에게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은 중앙당이 책임지고 당위성과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전략공천하는 방안일 것이다.

과연 원칙을 누구에게 탓할 수 있겠는가.

국민의힘 거창·함양·합천·산청 4개 군 당협위원장 신성범 의원은 진정으로 민심을 두려워한다면 답은 명확하다. 잘못된 공천을 바로잡고 무너진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 그 시작은 두 후보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합당한 기회 보장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무너진 신뢰를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2026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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