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떠들썩하다. 무엇보다 공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는 선거에서 왜 정당의 공천권자가 별도로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매년 선거철만 되면 공천이니 사천이니 하는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은 과연 누구의 선택으로 세워져야 하는가. 이제는 이 문제를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정당의 공천이라는 절차를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다. 그러나 이 과정이 과연 민주주의의 본질에 부합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당 공천은 본래 정치적 책임성과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공천권이 소수 권력에 집중되면서 지역 주민의 의사가 왜곡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특정 인물이 지역의 필요와 무관하게 ‘낙점’되는 순간, 선거는 이미 절반 이상 결과가 정해진 형식적 절차로 전락한다. 이는 주민이 주인이 되어야 할 지방자치의 정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방자치는 말 그대로 지역 주민이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는 제도다. 그렇다면 단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역시 주민의 직접적인 선택을 통해 선출돼야 한다. 공천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 후보자의 능력과 비전, 지역에 대한 이해를 기준으로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는 정당이 아닌 사람을 보고 판단하게 되고, 정치인은 특정 권력이 아닌 주민을 두려워하게 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지역 행정의 실질적인 책임자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중앙 정치의 논리에 휘둘리는 공천 구조는 지역 발전보다 정당의 이익을 우선시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주민 중심의 후보 선출은 지역 현안 해결 능력과 실무 역량을 중심에 놓게 된다. 이는 곧 지방자치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정당 공천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후보 난립과 정치적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제도적 보완을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오히려 현재와 같이 공천권이 권력화된 구조를 방치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훼손하는 더 큰 위험이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누가 공천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선택했는가”로 기준을 옮겨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은 정당의 사람이 아니라 주민의 사람이어야 한다. 그 출발점은 공천이 아닌 주민 선택의 확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