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의 인연에도 적절한 거리가 필요하듯, 권력에도 적절한 시간의 한계가 필요하다. 흔히 부부 관계는 오래갈수록 좋다고 말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관계는 더욱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력은 다르다. 오래 유지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권력은 인간의 본성과 맞닿아 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견제와 긴장은 느슨해지고, 익숙함은 안일함으로 변질된다. 처음에는 국민을 위해 시작된 권력이라 할지라도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다 보면 점차 사적 이익과 결탁하기 쉬워진다. 이렇게 형성된 구조 속에서 비리는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리게 된다.
특히 장기 집권은 권력의 순환을 막고 비판과 감시 기능을 약화시킨다. 권력이 한곳에 오래 머물수록 주변에는 충성하는 사람만 남게 되고, 다양한 목소리는 점차 사라진다. 그 결과 잘못된 결정이 반복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결국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권력의 흐름이 멈추지 않아야 한다. 인간관계는 오래 유지될수록 깊어질 수 있지만, 권력은 적절히 나누고 교체될 때 비로소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장기 집권이 비리의 온상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가 대통령 임기를 5년 단임제로 정하고,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를 4년으로 제한한 이유 역시 권력의 독점과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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