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구경제학자이자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트립닷컴의 공동 창업자 제임스 량 회장은 저서 《혁신을 이끄는 인구 혁명》에서 “노동력이 고령화되면 기업가 정신이 약해지고 창업이 줄어 경제의 역동성과 생산성이 떨어지며 결국 저성장의 늪에 빠진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인구는 곧 경제이자 국력이라는 의미다.
2026년 기준 대한민국 총인구는 약 5,150만 명 수준으로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 인구 피라미드는 과거 30~50대가 중심이던 ‘항아리형’ 구조에서, 60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높은 ‘역삼각형’ 구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사실상 인구 감소 시대에 진입했다. 또한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해 경제 활력은 떨어지고 부양 부담은 커지면서 점점 늙어가는 나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거창과 같은 중소도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6년 기준 거창군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약 2만 2천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7% 안팎을 차지하며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전국 각 시·도마다 인구 재앙의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으며 농촌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농촌 상권 역시 무너지고 있고, 일할 사람조차 부족한 현실이다.
현재 거창은 심각한 고령화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해 겨우 사과 재배를 비롯한 농업과 축산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앞으로 개선되기보다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젊은 청년층의 유출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노동력 부족, 소비 기반 약화, 지역경제 위축 등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장기적인 인구 정책보다는 당장의 정치 일정과 선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더 늦기 전에 저출생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불 꺼진 항구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져가는 늙은 나라에서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인구 감소가 시작된 선진국들은 예외 없이 국력이 쇠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최근 국가경제 규모 순위가 상승한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은 모두 인구 대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느 나라보다 심각한 인구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한국의 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며, 고령화 속도는 가장 빠르다. 그야말로 최악의 조건이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한국 경제의 엔진을 계속 가동할 수 있도록 인구 기반을 지켜내는 일이다. 다자녀 가정에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거나, 다자녀 양육 공무원에게 승진 가점을 부여하는 정책처럼 보다 강력하고 현실적인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지원을 강화하고, 지방에서도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 필요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잘 사는 나라의 해답, 인구 증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