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거창군이 국민의힘 거창군수 무공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전국적으로 상당한 이슈를 낳았다. 이는 지역 정치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킨 부끄러운 일이었다. 이로 인해 군수에 출마했던 후보자들 간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지지자들 사이의 분열 또한 쉽게 아물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군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이 밖에도 잘못된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우선 눈에 보이는 몇 가지 문제만 짚어보고자 한다.

지난 선거 기간, 거창군의 미래를 이끌 젊은 인재를 향해 한 정치인이 보였다는 태도는 단순한 실언을 넘어 정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선거에 나선 청년에게 "인기가 없으니 괜히 헛수고하지 말고 정치를 그만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는 공정한 경쟁과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박성철(40) 후보는 거창읍 가선거구 군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당내에서 사실상 출마를 만류하는 분위기 속에 선거운동 50여 일 만에 부득이하게 중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 거창읍 가선거구에 출마한 강우용(37) 후보는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로 선거를 치렀고, 결국 최고 득표로 당선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정치는 특정 세력이나 기득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목소리가 참여할 때 비로소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청년 정치인은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이끌 중요한 자산이다. 그럼에도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 앞장서서 가능성을 꺾고 도전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했다면, 이는 깊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낼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해당 청년 정치인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선거운동을 이어갔고, 결국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당당히 당선됐다. 이는 기존 정치권의 판단이 얼마나 오만하고 시대착오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시민들은 결국 진정성과 노력, 그리고 변화를 향한 의지를 선택한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한 번의 발언에 그치지 않는다. 젊은 정치인의 싹을 자르려는 태도는 정치 생태계를 병들게 하고 새로운 인물의 유입을 가로막는다. 이는 결국 지역 발전의 가능성을 스스로 걷어차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당협위원장이라면 후배 정치인을 격려하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번 공천 과정에서도 형평성 논란이 적지 않았다. 당에서는 군의원 선거에 출마한 일부 다선 의원들에게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기준을 내세워 이홍희, 박수자, 김향란 의원 등을 공천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같은 기준이 모든 후보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ㅍ표주숙의원에게는 공천이 부여되면서 당초 원칙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는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당의 공천은 무엇보다 공정성과 일관성이 생명이다. 누구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누구에게는 예외를 인정한다면, 당원과 군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의문에 대해 당은 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러한 잘못된 인식과 태도에 대해 분명한 성찰이 필요하다. 권력의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겸손해야 하며, 새로운 도전을 존중해야 한다. 당협위원장의 자리는 개인의 아집을 드러내는 자리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치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리고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다시 묻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 위대한 조국을 위해 충성하고 국민에게 봉사와 헌신하겠다는 신념 없이 자신의 안위만을 우선하는 옹졸한 정치는 결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군민들은 정치인들에게 권력이 아닌 책임을, 독선이 아닌 겸손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