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공명정대하고 정직해야 할 선거가 이상하게도 부정과 비리로 뒤덮여 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다.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군 단위에서는 선거가 으레 돈 선거라는 말이 있다. 이는 유권자 수가 적고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 절반 정도만 확보하면 당선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셈법이다. 이렇다 보니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들을 통해 과반 정도만 확보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상대 후보가 조금이라도 작은 성의를 표하면 또 다른 후보는 그보다 더 과한 대접을 하게 되고, 이러한 행위들이 서로 반복되다 보니 결국 돈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선거를 한 번 치르고 나면 4년 임기 동안의 수입은 뻔하다. 그런데도 선출직 선거에 출마하면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을 쓴다는 말이 있다. 또한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을 찔러 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러한 말들이 공공연하게 나도는 것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각 지역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적발되는 사례들을 보더라도 단순한 소문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공명선거를 치르겠다는 후보들의 의식이 중요하다. 그러나 상대가 그러한 방법을 쓰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면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같은 길을 택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선거관리위원회의 단속은 여전히 한계가 있어 보인다. 선거법 위반 행위를 사후 신고와 조사에 의존하는 방식만으로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인력을 보강하고 현장 중심의 예방 활동을 펼치거나 경찰과 공조해 보다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억 원을 들여 당선된 사람이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본전을 찾으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가 떠안게 된다.
눈앞의 달콤함에 이끌려 덥석 받아먹는 떡이 사실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뒤늦게 깨닫곤 한다.
세상에 공짜 떡은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