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의회는 출범부터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고 있다. 의장이 선출되고 개원한 지 11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원팀” 구성은커녕 기본적인 협력조차 이뤄지지 않는 현실은 단순한 혼선이 아니라, 명백한 무능의 표출이다. 군민이 맡긴 책임은 사라지고 내부 갈등과 힘겨루기만 난무하는 모습은 공적 기관이라 부르기조차 민망할 수준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상황을 부추기거나 조종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의심이다. 만약 특정 인물이나 집단이 뒤에서 흐름을 흔들고 있다면, 이는 단순한 정치적 계산을 넘어 의회 전체를 사유화하려는 시도와 다름없다. 공적인 결정을 사적인 영향력으로 좌지우지하려는 행태는 민주적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다.

그리고 여기에 휘둘리는 의원들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누군가의 입김에 따라 움직이며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다면, 그 순간 이미 의원으로서의 자질을 상실한 것이다. 고민하고 숙의해야 할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외부의 조정이나 내부의 줄서기에 기대는 모습은 대표자가 아니라 “대리인”에 불과하다. 군민을 대신해 일을 해야 할 자리가 특정 세력의 이해를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한다면, 그 존재 이유는 완전히 무너진 성과 같다. 이번 사태는 의장의 책임 또한 더욱 무겁다. 이런 혼란을 방치하거나 통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리더십의 부재를 넘어 사실상 직무 포기와 다름없다. 의장은 하루속히 갈등을 봉합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의장이 주관 없이 지금처럼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를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허수아비임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지금의 거창군의회는 “의견 충돌”이라는 말로 포장할 수 있는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 책임 회피, 보이지 않는 권력의 개입, 그리고 주체성을 잃은 의원들까지, 이 모든 것이 결합된 총체적 난맥상이다. 이대로라면 거창군의회는 군민의 대표 기관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뒤엉킨 권력 놀이터로 기억될 것이다. 지금 당장 바로잡지 않는다면 이 사태는 단순한 초반의 혼선이 아니라 의회 전체의 신뢰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그에 따른 책임 또한 결코 가볍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