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일제히 끝나고 안정을 찾아가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오는 12월에 있을 체육회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각 지자체에서 체육회장 선거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경쟁과 줄서기가 시작되었다.
체육회장은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이는 단순한 명예직이 아니라 지역 체육의 방향과 수준을 좌우하는 핵심 자리다. 특히 지방정부와의 협력 속에서 예산과 인프라를 이끌어 내야 하는 만큼, 행정과의 호흡 그리고 체육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동시에 갖춘 인물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그 지역 체육의 미래가 달라진다.
문제는 이러한 본질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후보는 봉사와 책임의 자리를 개인의 명예와 영향력 확대 수단으로 착각하고 있다. 자질과 비전보다는 “내가 적임자”라는 자기 확신만으로 출마를 강행하는 모습은 지역 주민들의 눈에 설득력이 아니라 오히려 불신으로 비친다.
더 심각한 것은 선거 구조 자체의 취약성이다. 체육회장 선거는 일반 주민이 아닌 제한된 선거인단에 의해 결정된다. 이로 인해 정책 경쟁이 아니라 표 관리가 선거의 본질을 대체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투표권의 절반만 확보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구조는 금품 제공이나 인맥 동원 같은 부정적인 행태를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선출된 체육회장이 과연 지역 체육 발전을 이끌 수 있을까. 답은 명확하다.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체육회는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조직으로 전락하고,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과 선수, 그리고 미래의 선수들에게 돌아간다.
이제는 분명히 스스로 선을 그어야 한다. 체육회장은 누가 더 잘 아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잘 이끌 수 있느냐로 판단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와의 연계, 지속 가능한 체육 인프라 구축,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균형 발전을 고민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공정성과 책임감을 갖춘 인물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민선9기 이홍기 군수와 호흡을 잘 맞추어 거창군 행정과 순조로운 연계가 가능한 인물이어야 한다.
다가올 12월 선거는 단순한 인사 선출이 아니다. 이는 지역 체육의 수준을 결정짓는 분기점이다. 더 이상 체육회장이 사적 욕망의 종착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름값이 아니라 실력과 비전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책임은 결국 이 구조를 지켜보고 있는 지역사회 전체에 있다.
투표권을 가진 체육인이 자기 자신에게 부끄러운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