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가르치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 마음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회식 자리에서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동호회 공연에서도, 심지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에도 노래는 빠질 수 없는 소통의 언어가 되었다. 이제 우리 사회는 노래를 빼고는 대화가 어렵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만큼, 노래는 생활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필자는30~40대 부터 부산에서 음치·박치 클리닉을 운영하며 많은 사람을 지도해 왔다.
그런데 최근 여러 유형의 음치·박치를 지도하면서, 예전과는 다른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다.
그룹 수업을 하다 보면 청음(Aural Training) 능력이 쉽게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음악을 듣고도 음정(Pitch)을 구별하지 못하고, 반주를 들어도 리듬(Rhythm)과 비트(Beat), 템포(Tempo)를 느끼기보다 가사만 따라가는 사람이 매우 많다. 목소리 또한 노래가 아니라 마치 책을 읽는 듯한 낭독형 발성(Speaking Voice)에 머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멜로디(Line)를 따라가기보다 문장을 읽듯 소리를 내니, 음정과 리듬이 살아날 수 없는 것이다.
집중력의 문제도 크다. 노래는 듣는 귀와 부르는 입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데, 정작 귀는 반주를 듣지 않고 눈은 가사에만 머물러 있다. 결국 음악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글자를 읽는 데 그치고 마는 것이다.
예전에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노래방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라이브 밴드가 연주를 맡는 경우가 많았다. 연주자들은 가수의 박자가 조금 늦거나 빨라도 자연스럽게 맞춰 주었다. 이른바 템포 팔로잉(Tempo Following)과 앙상블 호흡이 살아 있었기에, 노래하는 사람의 부담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반주기, 즉MR(Music Recorded)에 의존하는 노래 문화가 자리 잡았다. 반주기는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정해진 템포와 박자를 끝까지 유지할 뿐이다. 여기에 신곡은 홍수처럼 쏟아지고, 사람들은 몇 번 듣고 금세 따라 부른다. 충분한 반복 감상과 음악 분석 없이 익힌 노래는 멜로디의 흐름도, 호흡도, 감정선도 깊이 체득하지 못한 채 소비되고 만다. 노래의 맛과 여운을 느껴보기도 전에 다음 신곡으로 넘어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노래를 잘하기 위한 비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필자는 세 가지'열림'을 강조한다.
첫째, 귀가 열려야 한다.
음악에서는 이를 청음 능력(Aural Training)이라 한다. 음정을 듣고, 화성(Harmony)을 느끼며, 리듬과 비트를 몸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목이 열려야 한다.
이는 단순히 큰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발성(Vocal Technique)과 공명(Resonance), 호흡(Breath Control)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상태를 말한다. 목소리가 열리면 음정도 안정되고 표현력도 풍부해진다.
셋째, 마음과 감성이 열려야 한다.
노래는 음정과 박자만 맞춘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가사의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담아 전달하는 음악적 표현력(Musical Expression)이 더해질 때 비로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가 된다.
노래는 기술이기 이전에'듣는 예술'이다. 잘 듣는 사람만이 잘 부를 수 있다. 귀가 열리고, 목이 열리고, 마음이 열릴 때, 한 곡의 노래는 비로소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감동이 된다.
혹시 지금도"나는 음치라서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생각부터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음치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잘못된 음악 습관에서 비롯된다. 듣는 방법을 바꾸고, 발성을 바꾸고, 감성을 깨우면 누구나 지금보다 훨씬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다.
결국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잘 듣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귀를 여는 바로 그 순간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