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농·축협이 경영 부실로 위험 수 위에 도달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렇게 가다가는 언제 부도가 날지 걱정하는 조합원들의 한숨이 늘어나고 있다. 거창군 전체의 농협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농협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현상은 그동안 누적되어 온 부실 탓도 크지 만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임원들의 책임 또한 작다고 볼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거창군 전체 농·축협은 조합원들의 피와 땀, 그리고 지역 농협의 미래를 맡아 운영되는 공동체의 자산 이다. 조합장의 개인 사업도, 일부 임원들의 체면을 세우는 자리도 아 니다. 그런데 검증이 부족한 과대 대출과 회수되지 않는 채권, 이를 제때 바로잡지 못한 관리·감독의 부실로 인해 조합의 경영이 흔들리고 있다면 이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대출은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일이 아니다. 한 번 의 부실 대출은 조합원 전체의 몫을 갉아먹고 회수되지 못한 채권은 결국 성실하게 예금하고 이용해 온 조합원들에게 채무 부담으로 돌아 온다.
어쩔 수 없었다는 일부 임원들의 말로 덮을 일이 아니다. 부실 대출 당시 대출 심사는 타당했는지, 담보 와 상환 능력은 제대로 검증했는지, 채권 회수는 왜 지연되는지, 책임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조합장과 임원은 권한만 가진 자리가 아니라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는 자리다. 잘못이 있다면 변명보다 사과가 먼저여야 하고, 책임을 회피하기보다 손실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 책을 내놓아야 한다. 조합을 마치 개인의 사업장처럼 운영하거나, 인사와 대출 의사 결정이 특정 관계와 정실에 따라 흔들리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조합 민주주의와 신뢰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일이다.
이사와 감사, 임원 들은 더 이상 ‘관행’ 뒤로 숨지 말아야 한다. 선출된 이사와 임 원은 조합장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재산을 지 키기 위해 존재하는 조합원들의 보호막이 되어야 한다. 잘못된 대출과 부실채권, 불투명한 의사 결정이 있 다면 명확히 문제를 제기하고, 자료 를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반드시 책 임을 물어야 한다. 침묵과 묵인은 결코 중립이 아니다. 그것은 부실을 키우는 또 하나의 책임이다.
“거창군의 운영 실태를 보면 일 부 원칙을 고집하는 감사, 이사, 임 원들은 조직에서 별난 사람 취급을 하고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아 잘못 을 알지만 다수결에 의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제 거창군 농·축협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모든 주요 대출과 부실채권에 대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점검, 책임 소재 의 명확한 공개, 재발 방지를 위한 엄격한 내부 통제, 그리고 관련자 에 대한 합당한 문책이 반드시 뒤 따라야 한다. 조합원에게 필요한 것 은 형식적인 설명회나 반복되는 해 명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자료와 책임 있는 조치다. 농협은 조합원의 것이다. 조합원의 돈은 누구의 사금고도, 누구의 정치적·개인적 기반도 될 수 없다.
거창군 농·축협이 진정으로 조합원을 위한 조직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모든 의혹과 부실의 가능성을 투명하게 검증하고, 잘못은 바로잡고, 책임은 끝까지 물어야 한 다. 그것만이 무너진 신뢰를 되찾는 유일한 길이며, 조합원들의 삶과 지역 농업을 지키는 최소한의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