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늘 새 정권의 첫 문장이다. 그러나 초장부터 인사가 산으로 가고 있다.

후보자가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자리에만 연연하는 의지가 강하다면 결국 패가망신하게 된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한다면 그 자리가 금방석이라 할지라도 가시방석보다 나을 리가 있겠는가.

이번 용해인 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란은 그 첫 문장이 시작되기도 전에 문법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사권은 권력자의 고유 재량이지만, 그 재량이 상식과 공정성의 바깥으로 밀려나는 순간 국민은 인선을 정책이 아니라 의심의 언어로 읽기 시작한다.

용해인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특혜와 자격 논쟁이 함께 얽혀 있어 국민들 눈높이에 많이 어긋난다. 비례대표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넘어, 공직 후보자로서 요구되는 자기 절제와 공적 책임이 기준에 부합하느냐가 핵심인 만큼 더 심각하게 작용한다. 공직은 능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납득 가능해야 하고, 논란이 생겼을 때 이를 감당하는 태도 역시 검증 대상의 과제이다.

김승원 후보자 논란은 더욱 민감하다. 법무부 장관은 법 집행의 최종 책임선에 서는 자리이다. 그렇기에 정치적 이해와 법적 판단 사이의 경계가 조금만 흔들려도 임명 자체가 메시지가 된다.

공정한 수사를 말해야 할 자리가 정권 방어의 방패로 읽히는 순간, 법무 행정은 곧바로 신뢰의 위기를 맞는다.

문제는 두 후보자 개인의 흠결을 넘어, 이런 논란을 예상하고도 강행하려는 인사 시스템의 감각이다. 대통령실이 여론의 반응을 받아들이지 않고 단순한 정치 공세로만 치부한다면 그 순간부터 검증은 형식이 되고 인사는 밀어붙이기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국민은 완벽한 무결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설명 가능한 선택, 방어 가능한 기준, 납득 가능한 절차를 요구한다.

이번 인사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정권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얻기 위해 사람을 세웠는가, 아니면 논란을 감수할 만큼의 정치적 계산으로 자리를 채웠는가. 만약 그 답이 후자에 가까워 보일수록 인사는 국정의 출발점이 아니라 신뢰를 소진하는 지저분한 통로가 될 것이다. 인사권이 살아 있으려면 권력의 뜻보다 국민의 상식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발행인 신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