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거창에는 고향을 사랑하고, 거창을 알리기 위해 묵묵히 노래하는 거창 출신 가수들이 있다. 이들은 지역 행사장을 누비며 주민들과 만나고 고향의 정서를 노래로 전한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더 큰 무대로 나아가고 거창의 이름을 전국에 알릴 수 있도록 돕는 체계적인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거창의 현실이다.
거창에서 열리는 한마당축제를 비롯해 매년 열리는 크고 작은 문화행사는 적지 않다. 물론 행사의 흥행과 인지도를 위해 유명 인기 가수를 초청하는 일도 필요하다. 이름난 가수가 무대에 오르면 관객의 관심이 높아지고 축제의 분위기도 한층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지역축제가 외부 유명 가수에게만 의존한다면 지역의 문화 인재는 언제 성장할 수 있겠는가.
지금 유명한 가수들도 처음부터 큰 무대에 섰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작은 행사와 지역 무대 등 누군가가 내민 한 번의 기회에서 출발했다. 실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예술계에서는 기회와 무대는 실력만큼 중요하다.
특히 수도권과 거리가 있는 지역 출신 가수들에게는 자신을 알릴 공연 기회와 안정적인 활동 기반이 더욱 절실하다.
오늘날에는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다양한 매체가 있어 지방에서도 자신의 음악을 알릴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 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엔 한계가 있다. 공연은 제한적이고 출연료는 낮으며 지역 안에서만 활동하다 보면 새로운 관객과 산업 관계자를 만날 기회가 부족하다.
결국 재능 있는 가수들이 꿈을 접거나 고향을 떠나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거창군은 지역 출신 가수들을 단순히 행사에 한두 번 세우는 데 그치지 말고 장기적인 문화 인재 육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축제의 일정 비율을 거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인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하고 공연 제작비와 음원·영상 제작을 지원하는 방식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젊은 가수들이 중앙 무대와 연결될 수 있도록 경연대회 및 쇼케이스,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지역 가수 한 명의 성공은 개인의 영광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가 방송과 공연, 온라인 무대에서 “나는 거창 출신이다”라고 말할 때마다 거창은 단번에 알려진다. 이는 값비싼 그 어떤 홍보보다 오래가고 진정성 있는 알짜배기 홍보가 될 수 있다.
거창의 문화는 외부에서 초청된 유명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거창에서 태어나 자라고 고향을 가슴에 품고 노래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함께할 때 비로소 더 풍성한 홍보가 가능하다.
이제 거창군이 지역의 가수들을 위해 작은 무대 하나, 기회 한 번 마련해 주어야 할 때다. 그 무대가 언젠가 거창을 전국에 알리는 큰 별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별은 구름에 가려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 한류 스타들이 K팝을 전 세계에 알린 계기를 짚어보면 알 것이다.
발행인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