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거창군 체육계가 더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누가 회장이 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회장을 뽑는 것인가가 더 근본적인 질문이다. 현행 체육회장 선거는 종목 단체나 클럽 등을 대표하는 제한된 수의 선거인단이 투표권을 가지고 행사하는 방식에 가깝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체육인들이 많다.
현행 방식대로 체육 단체에서 2~3명가량의 대표가 선거권을 갖는 구조라면, 결국 후보자들은 전체 체육인을 향한 비전보다 소수 유권자의 표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과정이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흐를 가능성이다. 선거권자가 적을수록 표 한 장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인맥, 친분, 이해관계가 선거의 결과를 좌우할 여지가 커진다. 지역 체육 발전을 위한 능력보다 누구와 더 가까운가, 얼마나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가가 중요해지는 선거라면 그것은 체육회의 미래를 위한 경쟁이 아니다. 더 우려되는 것은 금권 선거의 유혹이다.
선거인단이 제한되어 있으면 일부 유권자만 집중적으로 관리하거나 회유하려는 시도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불법 행위와 별개로 주민과 체육인들이 선거를 불신하게 되는 자체가 이미 큰 손실이다.
체육은 공정성을 생명으로 삼는다. 체육회장 선거가 공정하다는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체육회가 내세우는 가치도 설득력을 잃는다.
당연히 거창군 체육회장은 거창군 체육인 모두에게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해법은 선거권을 폭넓게 넓히는 데서 찾아야 한다. 거창군에서 실제로 운동하고 지도하고 대회를 운영하며 생활체육 현장을 지키는 스포츠인들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등록 선수, 지도자, 심판, 생활체육 동호인 등 종목단체 관계자 등 일정한 객관적 기준을 갖춘 체육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절실하다.
물론 전체 체육인을 대상으로 한 선거는 명부 관리, 자격 확인, 비용, 선거운동 방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렇다고 현재의 문제를 방치할 이유는 없다.
단계적으로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하고 전자투표를 도입하며, 후보자 공개토론과 정책 검증을 의무화하는 방식부터 시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에 금품, 향응 제공을 철저히 차단하고, 위반 시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
선거권이 넓어지면 돈과 조직만으로 표를 확보하기는 훨씬 어려워진다.
대신 후보의 경력, 행정 능력, 공약의 실현 가능성, 소통 능력, 체육 현장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능력은 있지만 자금력이나 특정 조직의 뒷받침이 부족한 인재에게도 도전의 문이 열릴 수 있다.
거창 체육인의 시선은 현재에 머물지 말고 이제 더 큰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 지역 체육회는 단순히 동네 체육회 행사를 주관하려는 조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생활체육 저변 확대는 물론이고, 유소년 선수 육성, 전문체육 경쟁력 강화, 체육시설 개선, 스포츠 관광 활성화, 장애인체육회 지원, 중앙정부 공모사업 유치까지 폭넓은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 체육회장은 이름값이나 재력만으로 평가될 인물이 아니라, 거창 체육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중앙정부와 경남도 체육 관련 기관과도 건강한 방식으로 소통할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동시에 젊은 세대의 감각을 이해하고, 세계무대에 도전할 선수와 지도자를 키울 비전을 갖춰야 한다.
거창군 체육회장 선거는 몇몇 사람의 자리를 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거창의 아이들과 청년, 생활체육인, 지도자, 종목단체의 미래를 선택하는 일이다.
공정한 선거제도 없이는 좋은 인재를 만나기 어렵고, 좋은 인재 없이는 거창 체육의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거창군 체육회는 선거 방식부터 과감하게 돌아봐야 한다.
더 많은 체육인에게 선택권을 돌려주고, 돈과 인맥보다 정책과 실력이 평가받는 선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거창 체육이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과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발행인 신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