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체육회장 선거가 2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회장직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이 서서히 출사표를 던진다. 거창군체육회는 지역 체육인만의 조직이 아니다. 군민의 세금과 관심, 선수들의 땀,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열정이 모여 유지되는 공적인 자리이다. 그래서 체육회장 선거는 개인의 명예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지역 체육의 신뢰와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회장을 염두에 두고 출마를 하려는 후보들은 법으로 규정되는 룰보다 먼저 인격적으로 선행이 구비된 자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와중에 과거 체육회장에 당선된 뒤 선거법 위반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났던 신영균 전 회장이 다시 체육회장 출마를 선언했다는 소식에 많은 군민들이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법적으로 출마를 할 수 있는지의 문제와 도덕적으로 다시 신뢰를 구할 자격이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당시 중도 사퇴는 한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재선거를 치르는 데 적지 않은 행정력과 비용이 들었고, 체육회는 불필요한 혼란을 겪었다. 이 일로 인해 무엇보다 군민들은 과연 체육회가 “공정하고 책임 있게” 운영되고 있는가 하는 의심을 품게 됐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돈으로도 그럴듯한 공약으로도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그런 그가 다시 하겠다며 재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비전과 계획만을 앞세운다면, 이는 순서가 뒤바뀐 일이다. 새로운 출발을 말하기 전에 과거의 상처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당시의 일에 대해 군민과 체육인들에게 어떤 책임을 느끼는지, 재선거로 발생한 사회적 비용과 체육회 이미지 훼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사과는 단순한 말 한마디로 끝나는 의식이 아니다. 자신의 잘못이 공동체에 어떤 해를 줬는지 인정하고, 그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약속이다. 용서를 구하는 일은 출마 선언보다 앞서야 하며, 그것이 없다면 새로운 계획이라는 말은 공허한 선거 구호로 들릴 수밖에 없다.
체육회장은 권한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빌려 쓰는 자리다. 특히 한 차례 신뢰를 잃게 만든 전력이 있다면, 재도전의 문을 두드리기 전에 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세부터 보여야 한다. 군민을 향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설명 없이 다시 잘해보겠다는 말만 반복한다면 이는 군민과 체육인을 너무 가볍게 보는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신 전 회장은 거창군체육회에 흑역사를 남긴 장본인이다.
거창군체육회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다.
과거를 정직하게 마주할 용기, 공정한 절차를 지킬 책임감, 그리고 무엇보다 군민의 신뢰를 최우선에 두는 리더십이다. 신 전 회장의 재출마가 진정한 반성과 책임 위에서 출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상처를 외면한 채 개인의 재기를 위한 선언에 그칠 것인지, 먼저 그에 대한 답부터 내놓아야 할 것이다.
발행인 신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