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3기 거창군체육회장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거창군민과 지역 체육인들의 시선이 출마 후보자들에게 쏠리고 있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의 경력과 인지도, 체육계 활동 이력, 인적 네트워크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이 되지만, 이번 선거에서 군민들이 가장 무겁게 보는 기준은 따로 있는 듯하다. 바로 청렴성과 신뢰, 그리고 체육회를 얼마나 진솔하고 투명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느냐는 문제다.
체육회는 단순히 각종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선수들을 지원하는 조직에 그치지 않는다. 군민의 건강과 생활체육, 학교체육과 엘리트체육, 지역 공동체의 화합까지 두루 연결하는 공적 조직이다. 특히 세금과 보조금, 후원금 등 공공성이 강한 재원을 다루는 만큼 운영 과정은 누구보다 깨끗해야 하며, 모든 결정은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한다. 회장 한 사람의 언행과 판단이 체육회 전체의 신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동안 거창군체육회를 바라보는 일부 군민들의 시선에는 아쉬움과 불신이 섞여 있었다. 체육회가 군민에게 얼마나 열려 있었는지, 예산과 사업이 얼마나 투명하게 집행됐는지, 체육인들의 목소리가 실제 운영에 반영됐는지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오늘의 체육회가 군민으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가장 먼저 답해야 할 것은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체육계에 몸담았는지, 누구와 친분이 있는지, 어떤 직함을 맡아 왔는지를 앞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문가’라는 말은 경력이 길다고 해서 저절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전문성은 체육 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이해하고, 예산을 공정하게 집행하며, 특정 종목이나 특정 단체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체육인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책임 있는 운영에서 드러난다.
체육회장은 권위의 자리가 아니라 봉사의 자리인 만큼, 회장은 체육회를 자신의 명예나 정치적 발판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라 군민과 체육인을 위해 가장 낮은 자세로 일할 사람이어야 한다. 화려한 공약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공약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인가다. 예산은 어디에 어떻게 쓰겠다는 것인지, 각종 지원은 어떤 기준으로 공정하게 배분하겠다는 것인지, 회계와 의사결정은 어떻게 공개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거창체육회를 중앙 무대에 올려놓고, 전국 단위 대회와 우수 선수 육성, 생활체육 활성화를 통해 지역 체육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비전도 필요하다. 그러나 거창한 목표는 깨끗한 토대 위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조직 내부의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는 어떠한 발전 계획도 군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투명하지 못한 운영 속에서 내세우는 성장과 발전은 오래가지 못하며, 결국 체육인들 사이의 갈등과 군민의 피로감만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누가 더 큰 그림을 말하느냐”의 경쟁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누가 더 깨끗하게 일할 수 있느냐”, “누가 더 공정하게 사람과 예산을 대할 수 있느냐”, “누가 체육회를 군민에게 돌려줄 수 있느냐”를 묻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민선 3기 거창군체육회장에게 군민이 바라는 것은 특별히 복잡하지 않다. 먼저 깨끗한 사람, 말보다 행동으로 신뢰를 보여줄 사람, 특정 집단이 아닌 전체 체육인을 아우를 사람, 그리고 체육회를 군민의 품으로 돌려줄 사람이다. 거창체육회의 진정한 발전은 높은 곳을 향해 뛰기 전에, 흔들리지 않는 신뢰의 뿌리를 내리는 데서 출발한다.
이번 선거가 누군가의 명예를 위한 경쟁이 아니라 거창 체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새 회장은 거창체육회를 더 크게 만들기 전에 먼저 더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군민 앞에 서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지금 거창군민과 체육인들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변화일 것이다.
발행인 신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