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는 거창군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군수 무공천이라는 낯선 조건 속에서 후보들은 치열하게 맞섰고, 각 진영의 참모와 지지자들 역시 상대를 경쟁자가 아닌 적처럼 대했다. 선거의 열기는 뜨거웠지만, 그 과정에서 내뱉어진 말과 만들어진 불신은 쉽게 식지 않았다.

선거는 이미 끝났다. 승자와 패자는 갈렸고, 이제 군정은 특정 진영이 아니라 거창군민 전체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사람을 누구 편이었는지로 평가하고, 인사를 나누기보다 피하며, 작은 사안마저 정치적 의도로 의심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 선거가 끝난 지 약5개월이 지났는데도 거창은 아직 선거운동장 한가운데에 멈춰 서 있는 듯하다.

정치는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수단이지, 이웃을 원수로 만드는 도구가 아니다. 선거 때는 견해가 다를 수 있고, 지지하는 후보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다름이 평생의 적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늘의 정치적 동지가 내일의 반대편에 설 수도 있고, 오늘의 경쟁자가 내일 거창의 미래를 함께 책임질 동료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지역공동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 선거의 감정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일, 확인되지 않은 말로 상대를 흠집 내는 일, 상대의 실패를 기다리며 지역의 발목을 잡는 일을 끝내야 한다. 누구의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거창의 발전이며, 어느 진영의 체면보다 소중한 것은 군민의 삶이다.

선거에 멍든 거창을 치유할 사람은 결국 거창 사람들이다. 이웃을 다시 이웃으로 보고,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도 같은 군민으로 존중해야 한다. 선거는 끝났고, 이제 남은 과제는 분열이 아니라 회복이다. 거창의 미래는 서로를 적으로 삼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넘어 함께 손잡는 곳에서 시작된다.

발행인 신진호